2017년 1월, 공익법인 정세청세 소식

2017년 새해, 행복하고 정의로운 일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안녕하세요.
올해부터 공익법인 정세청세에서 일하게 된 28살 청년 유진재입니다.

저는 지난 2016년 12월 27일에 열린 공익법인 정세청세 정기총회에서 업무를 승인받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공익법인 정세청세를 지지해주시는 회원님들께 새해 인사를 올립니다.
직접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는 게 도리이지만, 편지로 대신하는 것에 양해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렇지만 언젠가 소중한 회원님들 한 분, 한 분을 뵙고
말씀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약속도 함께 드립니다.

제가 공익법인 정세청세(인디고 서원)를 처음 만난 것은 12년 전 겨울이었습니다.
당시 인디고 서원에서 진행하는 인문학 수업에 참여했는데요.
빡빡 깎은 머리에 뚱뚱한 남학생이었던 저는 저녁 시간의 차가운 바람에 볼이 빨개져서
설레는 마음으로 인디고 서원의 교실 문 앞에 섰습니다.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불빛과 함께 앞 시간 수업을 하는 선생님과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때의 두근거리던 심장이 여전히 지금 제 가슴 속에서도 뛰고 있습니다.

청소년 시절의 저는 냉소적이고 회의적인 학생이었습니다.
입시 위주의 교육 속에서 왜 이 공부를 하고 있는지,
또 이런 공부를 통해서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어떤 세상을 살아가고 싶은지와 같은 본질적인 물음들에 답을 찾지 못했고,
저는 답답했습니다.

그러다가 인디고 서원을 만났습니다.
좋은 선생님의 수업을 듣고, 좋은 책을 읽고, 친구들과 토론했지요.
그 과정에서 내 운명의 주인은 나 자신이며,
내 삶과 세계를 아름답게 만들고 가꾸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 여기에서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실천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정의롭고, 의미 있는 일을 하며 뜻을 함께하는 공동체를 꾸리며 살아가는 삶의 행복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청소년이었을 때도 제가 누릴 수 있던 자유와 행복은
인디고 서원이라는 공동체 바깥에서는 누리기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청년이 되어 더 넓은 세상과 만날 때
제가 인디고 서원에서 느꼈던 따뜻함과 행복이
우리 사회 속에선 얼마나 특권과 같은 것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저와 같은 청소년들을 만났습니다.
제가 청소년 시기 교육에 대해 문제를 느꼈던 때로부터 10년이 흘렀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아이들이 겪고 있는 교육 현실은 조금 더 교묘한 형태로 옥죄여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공부를 하면서 우리의 교육이 얼마나 재난과 같은 상황인지를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세월호 참사부터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까지, 대한민국이 최근 겪은 비극의 근본에 언제나
비뚤어진 인간의 모습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승객을 버려두고 먼저 도망간 선장, 불의한 권력에 눈감고 복종한 엘리트,
이들을 길러낸 것이 지난 시대의 교육이었습니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대한민국의 위기는 지난 교육의 실패라고 볼 수 있습니다.
효율성의 극대화와 경쟁에서의 승리만을 최고의 가치로 내세운 교육이 생명보다 금전적 이익을 우선시하는 인간,
정의보다 권력을 존중하는 인간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최근 시민들의 힘으로 부정한 권력을 끌어내리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으나,
지배권력이 교체되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진정으로 새로운 사회를 위해서는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고 새로운 역량을 갖춘 인간이 필요하고,
그러한 인간을 길러내는 것은 새로운 교육입니다.

그런 새로운 교육을 누가 어떻게 만들어가 할지 고민합니다.
그것은 바로 지금, 여기서 교육이 문제라고 느끼는 우리 청소년들과 청년들이어야 합니다.
개인이 행복하지 못한 사회는 좋은 사회가 아니며, 좋은 사회가 아닐때 개인도 행복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교육이 있습니다.
올바른 교육이 행복한 인간을 기르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제가, 그리고 저를 비롯한 공익법인 정세청세의 팀원들은
이제는 정말 교육을 바꾸어야 한다는 절실한 사명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교육에 대한 단편적인 비판을 넘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된 새로운 교육의 비전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 일을 본격적으로 해나가겠습니다.

지난 1월 9일에 세상을 떠나신 세계적인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 선생님은
저희에게 “희망은 살아있는 자의 의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 말씀을 잊지 않고 살아가겠습니다.
회원님들과 함께 그 희망을 살아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공익법인 정세청세 유진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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